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과니의 문학리뷰 & 창작 일지
봄의 기억 (감성글귀) 본문
내 발뒤꿈치에서 기생하던 언어들을 기억해냈을 때는 겨울이었다.
한밤 중 가로등 아래
짙게 깔린 어둠에서 밤새 부스럭소리가 난다.
자야 할 공간은 있는데 돌아갈 집은 없어진 것만 같아 울어버린 적을 기억한다.
계절은 쉬이 바뀌지 않아서
나는 어딘가의 길고양이처럼 웅크려 잔 적이 잦았다.
봄은 몇 개의 서릿발들을 손으로 쓸어도 오지 않았고
귀가하는 버스에서 하염없이 창밖을 바라봐도 오지 않다가
해가 바뀌어 이루지 못할 신년 계획을 세우고
지나간 날들을 실패로 기억할 때 즈음 찾아왔다.
그게 덧없이 따뜻하고
아리게 푸근해서
나는 나의 모든 봄을 기억한다.
**2~3번째 줄은 강성은 시인의 시 「기일」에 영감을 받아 써졌음을 밝힙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원룸-감성과의 동거'를 검색하면 더 많은 글을 볼 수 있습니다.
출처(원룸 - 과니(Gwany))만 명시한다면 가져가셔도 무방합니다
가장 잘 나왔던 감성글귀.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고, 원룸 멤버들에게도 좋은 평을 받았던 작품.
특히 세 번째 사진의 글귀를 가장 좋아한다. 자신이 써놓고도 자신이 볼 때마다 감탄하는 문장이 있는 것만큼 작가에게 행복한 일은 없다. (물론 오래 가진 못한다. 아무리 길어봤자 한 5년 가더라.)
'창작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쥐(2018) (1) | 2021.01.23 |
---|---|
젖은 옷을 쥐고서 (시>글귀) (2020) (3) | 2021.01.15 |
실수로 쓴 편지 (감성글귀) (5) | 2021.01.14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