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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니의 문학리뷰 & 창작 일지

시작하기에 앞서, 공백의 정의부터 알고 가자. 1-종이나 책 따위에서 글씨나 그림이 없는 빈 곳. 2-아무것도 없이 비어 있음. 3-특정한 활동이나 업적이 없이 비어 있음. 네이버에서 사전적 정의를 찾으면서 나는 상당히 흥미로움을 느꼈는데, '아무것도 없이 비어 있음'이라는 중립적인 두 번째 뜻풀이의 앞뒤로 긍정과 부정이 따라오는 듯해서였다. 종이나 책 따위에서 글씨나 그림이 없는 빈 곳은 어떠한 부정적인 느낌도 들지 않는다. 작은 메모를 할 수 있는 빈 공간이기도 하고, 아무것도 없음으로써 '여백의 미(美)'를 더하는 가치 충만한 공간의 공백이다. 이에 반해 특정한 활동이나 업적이 없이 비어 있음은 왠지 모르게 쓸쓸한 공백이다. 가수들의 기나긴 공백 기간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떠한 존재에게 이렇다..

(개인적으로 시식, 혹은 시음식이라고 부른다. 시인이 이 시에서(혹은 이 시집에서) 어떠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지 기록하기 위한 카테고리 대부분 '문학동네', '문학과지성', '창비' 시집임을 밝힌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존재론'에 대한 물음은 피할 수 없다. 아니 뭐, 피할 수 없다는 걸로 끝나면 다행이다만, 답을 찾을 수 있다고도 못하겠다. 흔히들 말하는 '중2병'의 감성으로 비장하게 "도대체 나는 누구인가"라고 물어봐봤자 답은 나오지 않으며, 종교적인 관점을 참고하려 해도 난감하다. 거울에 비치는 나도 모르는데 교회는 보이지도 않는 신의 존재를 믿으라고 하고 있고, 불교에 조예가 있는 아버지에게 물어보자 '공즉시색 색즉시공'이라는 답이 들려왔다. 덕분에 정말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시식, 혹은 시음식이라고 부른다. 시인이 이 시에서(혹은 이 시집에서) 어떠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지 기록하기 위한 카테고리 대부분 '문학동네', '문학과지성', '창비' 시집임을 밝힌다.) 12월과 1월은 온도차가 다르다. 작년 12월이 따뜻하고 올해의 1월이 춥다는 진부한 사실 따위가 아니라, 새순도 돋지 못한 채 죄다 떨어져 나가는 계절에서 어찌어찌 살아보려는 사람들의 '욕망의 온도차'를 말하는 것이다. 20의 숫자가 21로 바뀌면(십의 자리 숫자가 벌써 2라니, 이게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일까) 가장먼저 달력들이 교체된다. 기업체의 새해 목표가 바뀌고, 학교의 입학팀은 막바지 수시와 신입생 맞이로 바쁘다. 아카데미나 교육원들은 상반기 커리큘럼을 짜서 내놓는다. 그리고 커다란 것들이..

솔직히 시를 초콜렛, 과자, 아이스크림처럼 분류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무식한 행위다. 초코가 발라져있는 과자는 맛있고, 콘이 들어간 아이스크림도 맛있는데다, 아이스크림에 초코가 올려져있어도 맛있으니까. 일일히 구분하기 귀찮으니 통틀어 '디저트'라고 하는 것뿐이다. 시 또한 마찬가지라서 서로의 기법은 얼마든지 섞일 수 있다. 다만 주된 성분이 다를 수 있다보니 크게 세 덩어리로 나눈 거라고 생각해주면 고맙겠다. 그리고 우리는 에어프라이기나 이어폰이 왔을 때 사용설명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사람들이 아니다. 귀찮다면 넘어가도록 하자. 작품을 만드는 게 업이 아닌 이상, 본인이 읽기 좋은 시가 좋은 시다. 1. 서정시 "와 진짜 진심 못생겼다. 꼭 너 같아." 서정시는 우리나라의 가장 전통적인 시 형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