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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일기 (2021.12.18)

과니(Gwany) 2021. 12. 18. 23:54


1. 올해의 끝은 유난히 추운 것 같다. 눈을 보기도 전에 얼어붙은 물웅덩이를 보았고, 코로나가 풀어지는가 싶더니 오미크론이 시작되었다. 나 또한 뭐랄까. 변화가 생기나 싶으면 질세라 '유감쓰' 하면서 많은 일들이 나를 때리는 느낌이랄까. 아름다운 연말이죠?

 


2. '나'라는 사람의 성격이 보는 사람들마다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고 본다만, 적어도 단 하나만은 자타공인으로 말하는데 나는 '아낀다'는 감정이 한번 들기 시작하면 정말 놀랄 정도로 오래간다. 
그건 사람이기도, 물건이기도 해서 아직도 대학 졸업 축하로 받은 안개꽃 유리병은 한 송이도 떨어지지 않게 보관중이고, 살짝 얼굴 한 부분이 가물거린다 싶으면 냅다 연락해서 밥먹으러 오라고 회유하는 친구가 있다.

이쯤 되니까 되려 주변에서 지겹지 않냐고 물어보는데, 오랜 시간동안 무언가의, 혹은 누군가의 곁에 있다는 것은 스파노자의 말로 하자면 마흔 여덟가지의 감정을 느끼는 와중에도 그 대상의 곁에 있다는 것과 같아서
나는 가끔 이게 내가 누군가를 애정하는 방식이구나- 할 때가 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를 잊어야겠다 마음을 먹는다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잊는듯 하기도 하다.


4. 쓰고 있는 와중에 첫 눈이 오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애뜻하다가 조지게 많이 오기 시작하자 당황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아니... 아니 난 이정도의 눈을 바라진 않았어...

 


5. 벌써 세 번째 팀장 제의를 받았다. 센터장님에게 "솔직히 팀장 자리는 욕심 없으니 주담대 팀 신설이 된다면 거기는 가고싶습니다"라고 돌직구로 쐈다. 아마 가게 될 것 같은데, 못가게 되면 1년 채우고 나가야지.

 

이번주는 유난히 힘들었다. 서로 알고있는 규정이 달라서 나는 ㄱ자를 썼는데 한쪽은 명조체로 써달라 하고있고, 한쪽은 고딕체로 써달라고 하는 느낌이랄까.

 

 

6. 아빠는 요즘 내가 여신 관련 금융업에서 일하고 있다보니까 '이제 법만 배우면 삼종셋트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변호사사무소에 들어가 일할 생각이 있는지 자주 묻고있다.
많은 경험이 될 거라는 것도 알고, 내게 도움이 될 거라는 것도 알고 있지만 당장에 생각이 없다.
그건 억울한 사람들을 변호하기도 하겠지만, 범죄3종셋트를 가지고 있으면서 형량을 줄이고 싶어서 신청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여서
법의 공정성은 가끔씩 무서우리만치 차가운 느낌이다. 그리고 그 법 자체가 무서워서 대항할 생각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이 봤던 터라
뭐랄까, 아빠는 돈은 많이 벌지 못하더라도 법에 가까이 있으면서 경험을 쌓아라-가 메인인 것 같은데
나는 법에 가까이 있고 싶지도 않고 돈은 벌고 싶으니까.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아빠에게 내가 배운것은, 돈이 있는 사람은 법에 굳이 가까이 가지 않아도 대응하는 사람을 살 수 있단 거였지.
많이 벌어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

 

 

7. 내가 잘 하는 게 글을 쓰는거라고 누가 그랬냐 (너요)

 

 

8. 겨울을 가면 갈수록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뭐랄까, 아픈 기억들은 겉으로나 뜨겁지 에일 정도로 차가워서, 겨울이랑 똑닮아있거든.

 

 

9. 혼자 가슴 운동을 할 때 자극이 너무 안온다 싶어서 PT 쌤에게 부탁했더니 가슴을 조지다못해 죽여놨다. 아 진짜 함부로 복습 요청하는것도 힘드네 이거.

 

 

10. 이제 뭘 해야 할지 감이 잡히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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